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트립티에 이어 커피 향이 솔솔 나는 cafe 산책에 다녀왔습니다. 

트립티에서 추천을 받을 때 이야기를 들었던 것 처럼

커피뿐만 아니라 이 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신 박순영 매니저님을 만나 뵈었어요. 

 

'나눔'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cafe 산책과 박순영 매니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어요?

 

따뜻한 분위기의 Cafe 산책 1호점의 모습

Q1. 안녕하세요, 먼저 cafe 산책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키워드 3개)

#쉼터 #배움&일터 #나눔터

 

 1. 쉼터란,

북카페산책은 남녀노소뿐만 아니라 장애인-비장애인까지 모두가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며 쉴 수 있는 곳입니다.

각 지점마다 손님들의 특징은 있어요. 마포창업복지관에 자리한 1호점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이 오는 곳으로 공간의 아늑함이 가장 큰 곳이죠.  3호점은 젊은 직장인들의 한 잔 여유 공간이구요.  마포보건소지점(7호점)에는 매일 오시는 치매 할머니가 있어요. 오시면  손을 내밀며 “어~, 어~” 소리를 지르세요. 가지 않고 소리를 지르시기에 어르신 손에 이것저것 드려봤는데 핸드크림에 가장 행복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 때부터  할머니가 오시면 손에 핸드크림을 발라드려요. 마포구청 하늘 도서관지점(4호점)에는 매일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오시는 손님들이 많아요. 손님들은 하루종일 계시기도 하고 우유로 끼니를 채우기도 해요.

산책이라는 카페 공간이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쉴 수 있는 곳으로써 각 호점별 매력에 따라 맞춤형 쉼터를 제공하고 있어요.

 2. 배움&일터란,

북카페산책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해당되는 말이에요. 여기 바리스타 분들은 경력단절 분들이 많아요. 그 분들에게 커피를 가르쳐드리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또는 처음으로 나온 사회에서 함께 일하는 법을 가르쳐드리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2인 또는 3인이 한 팀으로 운영되어서 함께 합을 맞춰 일할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좁은 바 안에서는 서로 존중하며 함께 일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3. 나눔터란,

산책이 단독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역기업 수아밀, 희망키움샵, 우리마포시니어클럽, 한살림, 생협, 망원시장등에서 베이커리나 쿠키, 지역공산품, 음료, 원액, 과일 등을 받아서 판매를 하고 있어요. 메이저업체나 대기업 제품들보다는 지역사회와 함께 좋은 먹거리도 나누고, 좋은 물건도 나누고,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려고 노력합니다. 뿐만 아니라 공간이 필요한 분에게 공간 대관도 하고 있어요. 앞으로 나눔터의 비중은 점점 더 확장하려고 합니다.

 

cafe 산책 1호점에 마련된 돌봄공간, 

Q2. 박순영 매니저님에게 산책이란? + (추천받으신) 트립티란?

 제게 산책은 저의 커피인생의 시작이자 현재진행형인 곳이에요.

직장을 다니다가 아이 둘을 낳고 워킹맘 생활을 하다가 40대 초반에 그만두었어요. 1-2년 쉬면서 우울감이 오던 찰나, 센터에서 커피 바리스타 교육 하는 것을 보고 무작정 신청했어요. 사실 커피에 관심은 없었지만, 거리도 가깝고 우울감이 있었기에 무엇이든 시작했어요. 그런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같이 했던 분들과 친해지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고, 그 결과 산책 1호점에서 인턴 1달을 했었어요. 바리스타 일이 정말 즐거웠기에 기회가 생기자 지원했고 2012년 10월 부터 1년간 근무했어요. 그때 함께 일했던 분들이 청각장애인 분들이셨고, 그 경험을 살려서 1년 후 지적장애인 대상의 바리스타 교육 강사를 하기 시작했죠. 그 후에는 외부로 나가서 바리스타 강의나 커피관련 모임 활동을 많이 해서 경험을 쌓아갔어요. 그러면서 6개 카페를 오픈시키고 3개는 문을 닫을때까지  함께 하면서 카페 매니저로써의 다양한 능력과 경력도 쌓았죠. 그러다가 작년 초에 산책 총괄매니저 TO가 생기면서 지원하여 다시 한번 좋은 연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8년 전  센터의 바리스타 교육 마지막 날, 나의 모습에 대해서 쓴 것이 있어요.

“5년 후, 나는 근방의 카페 4~5군데의 카페가 같이 연합해서 함께 나아가는 그런 카페 관리자가 될 것이다”

라고 썼더라구요. 말의 힘이 참 대단하죠. 제가 지금 이렇게 된 걸 보면 말이죠.

이제 바라는 것은 북카페산책에서 저와 같은 분들을 키우고 제가 느낀 것들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트립티는 정말 어메이징하고 존경스러운 곳이에요. 사실 처음에는 ‘”뭐지?”하며 이해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점점 함께 일하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제는 하시는 일에 동조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뿐만아니라 북카페산책 총괄매니저 자리에 오기 전에 여성인권진흥원 카페자몽에서 매니저로 일하며 제가 교육시켜 내보낸 친구가 트립티에서 일하고 있더라구요. 원두 납품 때문에 연락 했다가 제게는 자식과도 같았던 그 친구와 거래처 직원을 만난 날, 참 뭉클했어요. 트립티와는 크고 작은 연으로 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곳이에요.

 

트립티의 공정무역 원두를 납품받는 카페들, 안녕, 커피별 지도

 

Q3. 산책 카페를 운영, 확장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요?

 북카페 산책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곳이에요. 방문하는 손님들뿐만 아니라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정말 필요한 공간이죠. 아마 그 부분을 알기에 공공기관으로부터 공간을 제공받았던 것 같아요. 매년 인건비 상승에 따라 북카페 산책 7지점(2곳은 대여중) 20여명의 참여자들을 책임지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자립해 나가고 있어요. 공간과 일자리의 필요성으로 6호점(서부고용센터점), 7호점(마포보건소점)까지 확장하며 계속 달려왔어요. 지금은 잠시 멈추고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기예요. 운영에 있어 마이너스기 생기기 시작하면 결국 전체가 흔들릴 수 있으니까요.

단순히 매출을 높이고, 수익을 최대화 하자는 목표가 아니에요. 장애인이나 여성, 취약계층들과 함께 가면서, 환경 캠페인에도 동참하고, 센터 비전과도 맞추면서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산책출신으로서 제가 있는 동안, 전체 지점들의 통일성을 만들어가고 정리해 나가는 것 또한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에요.

인터뷰 중이신 박순영 매니저님

 

Q4. 산책 운영하면서 문제 또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면 사례 소개 부탁드려요.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집중하는 대상은 누구인가요? 

 문제는 매년 20여명 정도의 참여자가 들어오고 나가세요. 산책 울타리 안에 있을 때는 즐겁게 일하시고 소득도 있지만, 계약 종료시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이에요. 취업연계가 가장 큰 고민이예요. 나이 50대 전후의 바리스타들이 가야 할 곳이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산책 6호점은 경력자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두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일자리가 모자라기 때문에.. 이분들이(50대 전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해요. 바리스타로서 일은 정말 잘하시고 능력도 좋으신데 갈 곳이 없어서 아쉬워요. 그 점은 늘 저의 숙제입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면, 이곳에선 늘 보람입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보람이고, 일하면서 매일매일 배우는 것 같아요. 정말 다양한 분들이 계셔서, 그 분들을 대할때마다  늘 새로워요. 같이 호흡을 맞추다보면, 선생님들과 같이 일하는게 정말 재미있고 좋아요. 그리고 그분들에게 저는 커피를 가르치지만 그분들은 그분들의 인생노하우를 저에게 알려주시기 때문에.. 저의 스승이나 마찬가지 이십니다. 일 열심히 하다가 힐링이 필요할 때에는 여러분도 꼭 커피를 배워보세요. 커피의 맛을 가지고 대화를 하다 보면 정말 즐겁고 시간도 잘 간답니다. 맑은 날, 흐린 날, 로스팅 정도에 따라, 포장에 따라 매일 아침 커피 맛이 달라집니다. 꼭 느껴보세요^^

 

 집중하는 대상이라면, 내성적이거나 느린 분들에게 좀 더 집중합니다. 그 분들 안에 있는 자아를 끄집어 내려고 노력해요. 끄집어 내보면 속이 깊고 단단한 분들이 많은데… 주변 환경때문에 자신을 가둬놓으신 분들이 많아요. 그 분들의 놀라운 힘은 제가 힘들 때 그런 분들과 함께 하고 나면 제가 오히려 힐링이 됩니다. 내가 오버하지 않아도 언제든 저를 포용해주시는 분들이기도 합니다.

 

 

Q5. 앞으로 더 확장하고 싶으신 산책의 미래 또는 관련된 사업이 있으신가요?

 우리 주위를 보면, 백년카페가 없어요. 브랜드 자체가 백년이 된 카페 말이죠. 제가 생각하는 제일 큰 그림은 백년카페에요. 제 뒤로도 저와 같은 사람을 양성해서 그 분들이 계속해서 산책을 이어져나가, 먼 훗날 북카페산책(100년)  간판이 걸리는 것이 꿈이에요. 그렇게 되기 위해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북카페 산책이 이렇게 존재했으면 좋겠어요. 유럽에 있는 백년카페들처럼.

 일자리 창출을 하기 위해 저희가 새롭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창업지원하는 방향을 구상해보고 있어요. 60대 전후 분들 대상으로 바리스타 직원으로서 보다는 창업교육과 실습을 통해 새로운 공간창출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환경캠페인입니다. 일화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예시인데요. 일하시는 분들과 이용해주시는 분들이 그만큼 노력해주셔야 하기 때문에.. 편리함을 조금 내려놓고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가치들이 인정받고, 실리와 이상을 접목해서 잘 만들어가는 것이 저희의 방향입니다. 환경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가지고오게 하는 것이죠.

 

Q6.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질문입니다. cafe 산책이 마포사회적경제 내의 직접 추천해주고 싶은 사회적경제조직은 어디인가요?

마포시니어클럽’을 추천해요.

북카페 산책 전지점에 쿠키, 머핀이 납품되고 있어요.

좋은 먹거리를 만들려 우리밀을 사용하고, 만드는 과정 속에서 어르신들이 좁은 공간에서 공들여 만드세요. 오래전부터 이용하였는데, 늘 한결 같은 건강한 맛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세요. 어르신들과 함께 일하면서 힘든 점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이어가시려는 점도 있고요. 새로운 것에 대해 공정이 추가가 되면 어르신들이 적응하기가 어려워서 해서 메뉴개발을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산책에 계신 분들이 나이가 드시면 그 쪽으로 가실 수도 있겠죠. 그러한 일의 연속성으로서 우리 산책 바리스타 분들이 그 쪽으로 가실 수도 있기에, 마포시니어클럽이 잘 되어 많은 지점에 일자리를 만들기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 드립니다.

 산책 출신 바리스타 선생님들이 그 쪽으로 가셔서도 숙련된 전문성으로  그 곳을 더 발전시키고 다지는 역할을 하게 되길 바랍니다.

 

 저희 산책은 사람이 중요한 곳이에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이에요. 이분들이 소중하고 한분 한분을 잘 담아가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분들이 도와달라하면 저는 언제든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