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마포하루 59호] 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 법인화 간담회(3.8, 14)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돌봄과 과제, 이제 지역의 과제로 

- 지역기반 돌봄의제 포럼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돌봄과 과제-성산동 저소득주민 의료나눔과 연구를 중심으로> 


지난 금요일 망원역에 자리한 카페 창비에서는 지역기반 돌봄을 주제로 한 마포 사회적경제 협동화사업 의제 발굴 첫 포럼이 열렸습니다. 지역의 동물병원 협동조합인 '우리 동물병원 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우리동생)'은 지난해 하반기 마포구 일대의 저소득 가정 반려동물에게 무상진료와 동물 등록을 지원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연대가 절실한 돌봄의 사각지대와 마주했습니다. 이 포럼은 그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이 문제가 비단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나가야 함을 공론화하는 첫 자리가 될 예정입니다. 


  



동물과 사람, 돌봄과 치료 등 다양한 이슈가 녹아있는 포럼이다보니, 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 마포돌봄네트워크, 성산종합사회복지관, 마포구정신건강증진센터, 마포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동물보호시민단체카라 등 지역의 다양한 기관과 함께 우리동생 조합원, 반려인 등이 자리했는데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1인 가구를 포함해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동물복지, 동물권, 생명권 등은 우리에게 바짝 다가선 이슈가 되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계신 분 있으세요? 혹은 본인은 아니더라도 가까이에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이 있는 분 있으세요?" 포럼은 김현주 사무국장(우리동생)의 질문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우리동생'은 동물 복지와 관련한 생명권, 생명존중 인식이 확산되고, 우리 동물 문제를 동물 문제가 아닌 '지역과 주민의 삶의 문제'로 인식하고 주민과 소통과 협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에 주목하여 생겨난 세계 최초 동물병원 협동조합입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특히 노년층, 노인 빈곤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요. 반려동물 양육이 취약계층의 우울증 감소에 따른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육에 대한 준비 정도가 낮아 반려동물을 방치하게 되거나, 이웃과의 갈등이 발행하는 등 또 다른 문제들도 야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동생 조합이기도 한 연구팀(임정기 용인대 사회복지학과, 반미희 성균관대 사회학과, 장봄 연세대 문화인류학과)은 우리동생이 진행한 사업에 참여한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1:1 면접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 양육이 취약계층의 우울정도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소득 수준이 반려견 양육에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반려견에 대한 사회적 의식 수준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반미희 연구자는 양육에 대한 준비 정도가 다소 낮아 양육에 대한 교육체계 지원 및 중성화 수술, 예방적 건강관리 등의 교육 지원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의료비 지원에 앞서 예방적 차원의 돌봄 지원 체계가 다양한 단위해서 연계되어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이 날 자리한 마포구정신건강증진센터의 추예진 사회복지사는 알코올중독자이자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던 대상자의 반려견 양육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여러 차례 자살 시도를 했었지만 반려견 때문에 삶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고백을 통해 반려견이 정서적 안정이 다소 도움이 되었던 한편으로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 치료 때문에 3개월 이상 입원치료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는 반려견을 다른 사람이 돌봐줄 여건이 되지 않아 치료가 지연되었던 사례였습니다. 반려견이 저소득층 가구에 위로가 되는 것은 맞지만, 치료시 걸림돌이 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석명선 사회복지사 역시 우울증 때문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기피했던 대상자가 개들을 산책시키기 위해 억지로 외출을 했으나, 산책이 낯선 반려견이 사람을 보면 짖어 되려 외출을 더욱 나가지 않게 되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대상자의 우울증으로 반려견의 사회화 또한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며 고민을 나눴습니다. 또 반려동물에 대한 부족한 이해가 이웃갈등으로 이어지는 것 또한 우려스러운 일이지요.


당사자만의 문제 아닌 지역이 함께 해결해 나갈 과제로


사실 마포에는 지역 사회의 돌봄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돌봄네트워크라든지,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의 연대와 협력에 기반한 사회적경제네트워크 등 자원이 풍부하고 그에 따른 논의가 활발한 지역입니다. 실제로 울림두레생협에서는 조합원들의 '생활 응원' 차원에서 조합원을 돌보는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요. 강경미 팀장(울림두레생협 돌봄사업팀)은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는 반려인이 집을 며칠 동안 비울 때 여건이 되는 조합원이 대신 돌봐주는 돌봄 나눔을 소개했습니다. 


반려견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맡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여의치 않아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맡아 보기도 하고, 그 경험이 실제 반려견을 키우는 일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집을 완전히 공개해야하는 문제 때문에 좀처럼 신뢰가 있지 않고서는 쉬운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는데요. 그럼에도 이러한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역사회 이슈로 논의되다보면 장기적인 플랜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 운영위원이기도 한 한선경 대표(괜찮아요 협동조합)는 그간 우리동생이 반려동물을 진료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해오고 이와 관련한 화두도 던져 왔는데, 이러한 역할을 분담하여 함께 할 수 있는 지역 내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보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 지역사회가 이러한 현안에 대한 공공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문제 뿐만 아니라 여타 경제적인 문제도 사회적경제로 풀어보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회적경제네트워크, 마을네트워크, 돌봄네트워크 등에서 꾸준히 논의 구조를 가져갈 것도 함께 제안하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서문영 우리동생 상근 활동가는 취약계층의 반려동물에게 무상진료와 동물 등록을 지원하는 사업을 했지만, 결국 병원의 인프라로 진행해야 하는 사업인데 감당할 수 없는 인원이 몰릴까 사업 홍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실무자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마포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올해 추진할 사업 하나를 공유하기도 했는데요. 50가구를 대상으로 1인 주치의 제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역에 있는 예술가, 지역 활동가 등 50인의 핵심 그룹을 만들어 친구가 되어 주고, 또 다시 이들이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사업의 핵심인데요. 임상미 사무국장(마포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이러한 사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사회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런 계획이 있던 차에 우리동생, 울림두레생협을 비롯한 지역 사회의 다양한 사회적경제조직들과 확대해서 함께 만들어 보면 어떨까, 같이 하고 싶다는 손내밈도 보탰습니다.


사실 지난해 돌봄네트워크에서는 고독사를 주제로 포럼 등을 진행해 오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여러 갈래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하나로 모아 내고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동생의 그간의 성과 공유로 첫 발을 내딛은 셈입니다. 이후 지역사회 안에서 폭넓게 연계하고 규모화하고 내용들 채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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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_정효선 매니저(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사진_임성열 매니저(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