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다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

상수동 카페골목 탐방

 

 

늦은 여름비가 내린 오후, 상수동 4번 출구에 각양각색의 우산을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들었습니다. 바로 북카페 산책의 바리스타팀 입니다.  궂은 날씨에도 편한 복장과 운동화를 챙겨신고 모인 북카페 산책 바리스타팀은 모두 밝은 표정으로 마포구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상수동 카페골목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변화의 조짐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것을 '복선'이라고 부르게 되었지요"

 

 

투어의 시작은 상수역 사거리의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며 시작되었습니다. 

 

"자, 탐방의 시작은 이 상수역 4번출구 사거리를 가만히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어떠신가요? 익숙한 가게가 남아있나요? 사거리에 들어찬 상점들 중에 5년 이상 된 가게를 맞춰 보시겠어요? 힌트를 드리자면 고작 두어개 뿐입니다"


 

탐방의 가이드를 맡은 그문화갤러리 김남균 대표는 퍼포먼스처럼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사거리에 인접한 가게들의 연차를 하나하나 알려주는 것으로 오늘의 탐방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5년 이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 계속해서 가게의 주인이 바뀌는 가게, 앞으로 주인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가게들을 알려주며 임대료 상승이 주변 상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함께 생각해보자고 했습니다.

 

"지가가 상승하면, 임대료는 바로 영향이 오지요. 지가가 상승하기 전 조짐이 반드시 있어요. 하도 그 조짐을 겪다보니 이제는 우리끼리 '복선'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사거리도 예의 그 '복선'이 나타났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여기에 여전히 살아내고 있는 공간과 사람들

 





 카페골목 탐방은 상수역 4번출구를 나와 골목을 돌아서면 바로 보이는 연우김밥을 시작으로 인접해 있는 제비다방, 탐라식당, 이리카페, 어쿠스틱 갤러리, 로스팅마스터 등 다양한 공간을 차례차례 둘러보며 진행되었습니다. 차 한대 간신히 다니는 좁다란 골목 사이사이 자리잡은 공간들의 이야기는 2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고작 5분 남짓의 골목에 담긴 이야기는 두시간이 모자랄 만큼 무궁무진 했습니다.

 

그렇게 골목 끝부근 그문화다방에 도착해 5분 거리를 2시간 걸어온 숨을 고르며 찬찬히 걸어온 상수동 골목을 김남균 대표는 되돌아 보자 했습니다.

 

 

그러면서, 마포구의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사라져 가는, 혹은 사라지게 될지도 모르는 소중한 공간들을 되짚으며 경제적 논리라는 이유로 어쩌면 시민의 행복권이 침해받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는 카페 안의 모두가 안타까운 한숨을 짓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상수동 카페골목 

 

투어의 마무리는 투어 내내 내린 늦은 여름비와 잘 어울리는 뱅쇼 만들기 체험이었습니다. 사장님의 노하우가 담긴 그문화 다방 특제 뱅쇼는 진한 풍미와 넉넉히 넣은 과일의 향이 일품이었습니다. 따뜻한 뱅쇼를 한 잔 씩 나누며, 오늘의 소감도 서로 나누었는데요. 

 

 

 

 

 

"종종 지나 다니던 길가 뒷 편에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공간들이 모여 있는 줄 미처 몰랐어요. 가족들과 꼭 다시 와보고 싶어요"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말은 언론에서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제 삶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오늘 둘러본 곳들이 어쩌면 5년 안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더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투어하면서 잠깐 둘러봤을 뿐이고, 그 중에는 간판만 보고 지나간 곳들도 있는데 고작 두어시간 만에 애정이 생겼어요. 부디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상수동 카페골목 탐방>은 젠트리피케이션과 그로 인한 골목의 변화와 골목 카페들의 생존기를 담은 투어였습니다. 탐방에 참여한 바리스타들은 대부분 카페창업을 염두에 두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어, 젠트리피케이션과 골목상권이 매우 중요한 이슈이기도 합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감상도 남다른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오는 날의 "상수동 카페골목 탐방"은 자주 지나가던 길에 담긴 스토리와 각 공간마다 담긴 문화와 빠르게 변화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삶과 맞닿아 있는, 우리의 이야기임을 알려주는 시간이였습니다.

 

 

글 / 박경미 사회복지사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

사진/ 홍우주 사회적협동조합

 

 

※ 사회적경제특구 사업은 지역의 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자 서울시가 만든 지원사업입니다. 마포구 사회적경제특구 사업은 홍대앞 문화예술인들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후기에 소개된 <상수동 카페골목 탐방(가)>은 마포구 사회적경제특구 사업의 플랫폼 ‘STACCATO H'에서 참여신청 할 수 있습니다.

 

- STACCATO H 온라인 플랫폼 staccat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