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마포 사회적경제 민관 지역 사례 탐방을 다녀와서_완주



늦은 봄, 혹은 여름의 초입이라 할 수 있는 530일 아침, 조금은 낯선 완주로 향했다. 맛의 고장 전주와 가깝다는 것 외에 완주라는 지역에 대한 사전 지식이 별로 없었고, 완주가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로 유명하다는 것도 알지 못했기에 그 지역의 활동과 현황에 대한 호기심이 오히려 더 커졌는지도 모르겠다.


삼례읍에 위치한 '새참수레'는 2호점으로, 지역 친환경농산물을 먹거리 재료로 활용해 만들어진 믿고 먹을 수 있는 토속음식을 제공하는 뷔페식 식당이자 '고령자친화기업'이다. 완주마을여행사업단인 '마을통'에서 탐방을 이끌어 주었다. 


3시간 여를 달려 도착한 첫 방문지는 점심식사 장소이기도 했던 로컬푸드 음식점 새참수레였다. 한 눈에 도시재생사업지로 보이는 공간에 위치한 새참수레는 지역 농산물을 식재료로 하고, 지역민들을 고용하는 지역 밀착형 슬로푸드 뷔페 식당이었다. 처음엔 방문객이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으로 생각했었는데,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북적이는 모습을 보아 하니 소비자들 중 지역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그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제공되는 음식의 높은 품질이었다. 맛도 좋았지만 음식의 높은 신선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지역에서 재배되는 식재료들을 직접 활용했기 때문이리라. 참여자 모두들 음식의 맛과 질에 대해 칭찬 일색이었던 점심식사로 완주의 사회적경제, 공동체 사례 탐방은 시작되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 강점기 수탈의 중심에 있었던 삼례양곡창고를 문화공간으로 조성, 문화와 예술이라는 생명을 담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모모미술관, 디지털체험관, 김상림 목공소, 책공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날은 남정수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로 진행되었다.


점심식사 이후 들렀던 곳은 일제시대부터 쓰이던 양곡창고를 개조한 삼례 책박물관과 삼례문화예술촌이었다. 조성한지 오래된 공간을 활용한 재생사업의 사례라 할 수 있는 곳으로 책박물관, 북카페, 갤러리, 공연장, 목공방, 디지털 미디어 아트 체험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기증받은 헌 책들이 가득한 책박물관에는 각종 다양한 서적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특히 수백년 이상 된 고서적들만을 모아 판매하던 고서점은 자연스레 우리의 발길을 향하게 했다. 그 외, 전시장, 목공방, 공연장 등 문화예술 시설들은 기존의 창고 구조를 보존하면서 기능에 적합하게 설계, 조성되어 있어 폐시설을 재생한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을 떠나 향한 곳은 수려한 풍광 속에 자리잡은 완주공동체지원센터였다. 사회적경제 1번지이자 활발한 공동체사업과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완주를 지향하며 조성한 이 곳은 폐교를 리모델링한 복합공간이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센터 건물 뒤로 보이던 울창한 숲을 자랑하던 산세였다. 그야말로, 자연 속에 파묻혀 있다는 표현이 틀리지 않았다. 이 센터는 완주의 공동체활동과 로컬푸드사업, 사회적경제 분야의 8개 중간지원조직이 모여 있는 곳으로 완주가 자랑하는 지역공동체, 사회적경제 활동의 전초기지 같은 곳이다. 그 중에 제일 먼저 들른 공간은 완주군 로컬푸드 가공센터였다. 이 곳은 지역에서 재배된 농산물의 직거래를 위한 중간 가공 작업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역의 소농(小農)들이 소량의 작물을 생산하더라도 거점 직거래 판매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비될 수 있도록 하는 로컬푸드 직거래 시스템의 핵심공간이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소규모 농가들의 수익을 창출하고, 인접지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신선한 식재료를 공급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로컬 비즈니스를 얘기하지만, 사실 로컬 비즈니스에 필요한 건 이런 가공센터 같은 핵심적인 앵커시설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 인상깊었던 것은 가공센터 인근에 조성되어 있던 귀농귀촌 지원자를 위한 생활공간 건물이었다. 완주로의 귀농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1년 정도 거주하면서 지역과 소통하고, 귀농귀촌을 위한 기본 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공간으로, 4-5인 가족도 거주할 수 있게 조성되어 가족 단위로 귀농귀촌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매우 유용하게 조성되어 있는 것 또한 매우 유용하다 생각되었다.



이렇게 두 군데의 장소를 살펴본 후 공동체지원센터 건물로 들어가 완주의 지역공동체와 사회적경제의 역사에 대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재 100개가 넘는 마을공동체가 형성된 완주의 오늘은 2008년부터 시작된 완주의 지역혁신을 위한 완주군 농업농촌발전 약속프로젝트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본 프로젝트 시행 이후 완주군에서는 마을회사를 육성하고, 도농순환 촉진, 로컬푸드 활성화 등을 통해 농촌형 사회적일자리를 만들고, 귀농귀촌을 활성화시켰다. 이를 위해 행정은 조례를 마련하고 관내 공무원을 희망제작소 측에 파견하여 교육을 받게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고, 중간지원조직을 활성화시켜 현장과의 소통성을 높이게 만들었으며,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2010년에 신설된 농촌활력과를 2017년 공동체활력과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실행하였다. 그 결과, 주민들이 직접 주체로 나서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지역기반 사회적경제 시스템의 싹을 틔워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완주의 사례를 볼 때, 행정조직과 그 수장의 철학과 지향점에 따라 지역이 얼마나 많이 변화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마지막으로 완주 고산에 있는 창포마을에 들러 창포천연샴푸만들기 체험을 하고 직접 만든 샴푸를 갖고 서울로 돌아왔다




이번 완주 탐방에서 우린 지역공동체
, 사회적경제 등 지역혁신의 과제를 어떻게 민관협력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지, 중간지원조직의 중요성, 지역의 주민과 자원을 바탕으로 한 지역 사업의 본질 등에 대해 체감할 수 있었다. 마포에서 공동체와 사회적경제를 뿌리내리기 위해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 라는 고민이 더해지긴 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실천과 실행이 아닐까. 선언적이고 추상적이지 않은 현장과 지역에 뿌리를 두고 실제 사업을 통해 실현하는 지역공동체와 사회적경제를 마포에서도 만나고 싶다.  



글_정문식(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

사진_임성열(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매니저), 마을통 제공